- 임금의 애첩과 간지(순간적 지혜)(월, 08/10/2020)
.그믐달 어느날 으슥한 야밤에 임금이 십수여명의 당상관(종/정3품이상의 벼슬아치) 대신들과 일과후 느긋하게 큰 광화루에서 모여앉아 맛있는 산해진미 음식으로 연회를 베풀고 있었다. 거기에는 아름다운 미희들과 별주가 궁중음악과 곁들여져 흥취가 무르익어갈 즈음에 갑자기 몇차례 바람이 불더니 이내 좌중의 촛불을 확 다 꺼버렸다.
다들 놀라고 있는 사이 호위하는 금위군 무사들 수십명이 당하에서 신발을 신은채 칼과 기치창검을 다 같이 뽑아들고 우당탕탕 루 대청으로 올라서며 전광석화처럼 임금을 에워싸며 엄호하는 태세를 취했다. 더불어 긴장한 눈빛으로 화들짝 놀란 시종들이 멀리 떨어진 수라간까지 내달려서 촛불을 다시 가져 가져 오려고 내달려 간 사이, 임금의 옆에 앉았던 애첩의 엉덩이를 살짝 스치며 또한 입을 맞추는 한 사내가 있었으니 . . . 마침내 촛불이 켜지고 좌중이 다시 대낯처럼 환히 밝아지니까 임금의 애첩이 소리쳐 가로되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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애첩 왈: "폐하!!! 소첩이 긴히 드릴 말씀이 있아옵니다만 . . .".
임금 왈: "나중에 애기하면 않 되겠느냐?"
애첩: "폐하!!! 금방 촛불이 꺼진 사이에 황망하옵게도 소첩의 엉덩이를 만지고 또 입맞춤을 어떤 사내가 하였나이다!!! 어찌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폐하가 동석하신 이런 자리에서 그런 짐승만도 못한 능멸을 하옵니까?? 이는 소첩자신은 능멸을 당해도 괜찮사오나 폐하를 능멸한 것과 진배없아오니 반드시 찾아서 패대기를 쳐 주옵소서!!!"라고 말하니 . .
잠시 좌중은 순간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지고 여기저기에서 자그마하게 수근거리는 소리가 이따금씩 들렸다. 또한 다들 임금의 용안을 쳐다보고 어음이 떨어지길 긴장하며 정적이 흐르는 중에 . .
어떤이 왈: "아이구! 이젠 큰 일났네!!! 그자는 이제 목이 달아나겠구나 . . 으히구 . . "
좌찬성(의정부 종1품 대신) 왈: "폐하!!! 당장 그 자를 잡아내어서 불문곡직 삭탈관직하고 귀양을 보내심이 마땅하오리다!!!"
좌의정(정1품 대신) 왈: "폐하!!! 당장 그자를 잡아내서 물고를 내시고, 목을 베어서 저자거리에 걸어서 백성들에게 '일벌백계'를 하오심이 마땅하오리다!!!"
우의정(정1품 대신): "폐하!!! 이런 불상사가 발생한 본 연회를 당장 폐하시고 그자를 찾아 내시어 그 짓을 한 자를 절지( 손가락을 자름) 하심이 마땅하오리다!"
제각각 대다수 대신들이 굉장히 기분 나쁘다는 투로 그자를 잡아내 물고를 내야 속이 시원하겠다는 투로 이구동성으로 큰 벌을 주어야 한다는 한결같은 주장이었다. 눈을 지긋이 감고 듣고있던 임금이 눈을 떠서 좌중을 한번 훑어보더니 . . 만면에 웃음을 짓고 드디어 옥음으로 말하길,
임금 왈: "영상!!! 영상(의정부 정1품)의 의견은 . . 어떠하시오?" 하니 . .
영상 왈: "사실은 참 난감하오리다!!! 촛불이 꺼지자마자 폐하의 애첩이 혼자있는 자리에서 희롱한 것도 아니고 감히 어렇게 만좌중의 폐하앞에서 보란듯이 애첩을 범했으니 . . 이는 곧 폐하를 욕보인 것과 진배없아오니 여러 대신들이 큰 벌을 주청하는 것도 일면 옳은 듯하나 . . . 현재 다들 음주가 거의 과해서 각자 자기 애첩들과 아마도 혼동했을 수도 있아옵니다 . . . 아마도 공맹자가 이자리에 있어서도 이런 경우엔 참 난감해 했을 것이오니 . . 소신도 현답을 내기가 어렵사옵니다 폐하 . . "
임금 왈: "미애야!!!(애첩이름) 너도 놀라기는 다른 대신들과 같으렸다. 그러나 어찌하리 . . 짐도 반쯤 취해서 사실은 네가 내 애첩인지 또 좌측에 앉은 영상의 애첩인지 좀 분간이 않가느니라 . . 너에겐 미안타만 . ."
애첩 왈: "폐하!!! 오직 폐하만 바라보며 소첩은 몸가짐을 한평생 조신하게 해왔 사온데 어찌 이런 능멸을 당하고 전 . . 이젠 낮부끄러워 더 이상 목숨을 부지하기가 어렵사옵니다 . . 하오니 . . 흑! 흑! 흑! 이제 소인의 내일을 기약할 수 없사옵니다. . 소첩을 폐하께서 차후로 못 보시더라도 너무 서운타 마시옵소서. . 흑! 흑! 흑!"
임금 왈: "그게 무슨 말이더냐? 그러면 자진(자살)하겠다는 말이더냐?"
임금애첩 왈: "그러사옵니다. . 소첩이 어찌 이런 능멸을 당하고 살기를 바라오리까? ".
임금: " 어허!!! 고것 참 그래 알았느니라!!! 내가 대신들 말도 들어보고, 네 말을 들어봐도 일면 옳도다. 어찌 감히 네가 혼자 있을때 범했어도 용서를 못할 경우인데 . . 짐과 모든 대신들이 같이 이런 연회를 즐기는데 어찌 감히 짐 앞에서 너를 범한단 말이드냐!!! 내 이제 분명코 그자를 찾아내어서 결코 그 죄를 용서치 않으리라!!!"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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좌중에선 작그마한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웅성웅성 들려오고 있었다. "아이구 왜 이런 날벼락인가?" "누군가 모르지만 이젠 제명에 죽기는 다 틀렸구나 . . .. 으이구!!!". 좌중에 있는 나인, 시종, 경호무사들 그리고 대신들의 애첩들과 임금의 애첩까지 다 긴장하고 있는 눈치다. 모두 다 술이 확 달아난 것 같았다 . 드디어 . . .
임금: "금위장을 불러라!!!" 한 환관이 좀 멀리 기립하고 있던 무장에게 알려 연회가 베풀어지는 광화루 입구에 보초를 서는 수하들 주위에 있던 금위장(호위대장)을 임금 가까이 오도록 어명을 전한다.
쏜살같이 달려온 금위장이 연회장의 계단가까이 당하에 다가와선,
금위장: "폐하!!! 금위장 여기대령했사옵니다. 하명만 하시옵소서."
금위장: 손짓하니 우루루 십수명의 금위군 병졸들이 날쌔게 임금이 좌정해 있는 당하에 더 모여들었다.
임금 왈: "당장 광화루에 있는 모든 촛불이란 촛불은 다 끄도록 하여라!!!"
금위장 왈: "폐하!!! 그것은 아니되옵니다. 어느 누가 또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데 . . 절대로 아니되옵니다!"
임금 왈: "네 금위장도 짐을 또 능멸한다더냐? 당장 이 루에 있는 모든 촛불을 끄지않고 무얼하는고??". 침묵이 잠깐 흐르더니 . . .
내시장 왈: "이보시오 금위장!!! 폐하의 지엄한 어명을 즉각 시행하시오!"라고 하 며 임금을 한수 거들고 나온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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순간 광화루 위와 아래에서 경호와 시중을 들고있던 모든 나인과 금위군들 그리고 광화루위에 있던 모든 애첩과 악공들 그리고 대신들이 순간 두런두런 하며. . "어허 종을 잡을 수 없구먼!!! 폐하는 왜 갑자기 모든 촛불을 끄라하시나?" 하는 소리가 자그마하게 들려왔다. . . 두런 두런 . . 헤갈린다는 애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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금위장(임금경호군의 대장)과 시종들(내시와 나인들)이 넓은 광화루 대청에 있는 모든 촛불을 다 끄는 동안 아무도 미동을 하지않는 듯 보였다. 다만 광화루 아래에 있는 마당에만 여기 저기 몇군데 금위군의 송진불만 활활 타오르고 있었을 뿐 . . 연회가 펼쳐지던 광화루위는 점점 약간씩 컴컴해져가고 있었다. 순간 임금의 애첩 애란은 임금에게 바짝 다가가 앉기면서 이번에는 마치 어느 누구에게라도 능욕을 다시는 당하지 않고 싶은 듯 임금의 품에 깊히 파고 들었다 . 드디어 . . .
임금: "여기 루의 대청루에 모여있는 모든 대신들과 관을 쓰고 있는 모든 시종들은 한 사람도 빠지지 말고 갓끈 한쪽을 떼도록 하오. 단지 보초서는 금위군만 빼고 . . . "
수간 좌중은 한참 서로 눈치를 보듯 머뭇거리다가 . . 두두둑 . . 하고 관을 쓴 모든 남자들이 갓끈을 한쪽씩만 다 떼는 것이었다.
그런후 임금왈: "자 시종들은 이제 모든 촛불을 환히 밝히라!!!"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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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니 . . 모든 시종과 환관 그리고 금위군까지 촘촘히 거의 백여개의 촛불을 밝히느라고 약 500여평이 넘는 . . 넓디 넓은 광화루 대청을 분주히 걸어다녔다. 마침 모든 촛불에 불이 붙어서 꽤 대낮같이 다시 환해지니까 . . 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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임금 왈: "미애야!!! 네가 이제 다시 환해진 불빛 아래에서 너의 둔부와 입을 훔쳐간 남정네를 잘 찾아보아라! 짐이 네 소원을 한껏 풀어주리라!".
애철 왈: "폐하!!! 소첩은 폐하의 어심을 혜량치 못하겠오니 자세히 해명하여주시옵소서 제발!!! 현재 여기 모인 모든 남정네들의 갓끈이 방금 내리신 어명으로 한개씩 다 떨어져 나갔는데 소첩이 어찌 소첩을 범한 그 치한의 한쪽 갓끈을 떼어내서 가지고 있다한들 어찌 무슨재주로 이 많은 사람중에서 찾아낼 수 있으오리까?? 폐하까지 오늘 소첩을 놀리시나이까?"
임금왈: "여기 누가 그 치한을 잡아낼 수 있으시겠오?"
대신들 이구동성으로 왈: "조금전에 모두 다 한쪽 갓끈을 폐하의 어명으로 다 떼어냈는데 . . 한쪽 갓끈을 폐하의 애첩이 아무리 증거로 갖고 있다한들 . . 그 치한을 귀신인들 쉽게 찾아낼 수가 있으오리까 ??"
임금 왈: "그렇소!!! 귀신도 못잡는 치한을 그 누군들 찾아낼 수가 있을꼬?"
애첩 왈: "폐하!! 그 치한에게 당한 것도 분하온데 . . 이 만좌중에서 폐하까지 소첩을 희롱하시오니 이 소첩은 이제 정말 낯이 부끄러워 내일엔 폐하를 다시는 뵙기가 어려울듯 하니 . . 오늘로 이승을 하직할까 하옵니다. 마지막 인사를 받으옵소서." 하면서 큰 절을 올리는 것이 아닌가 . . 순간 정적이 좀 흐른뒤 . . .
임금: " 애란아!!! 내 어찌 너의 소중함을 모르겠느고!!! 너도 참 소중하지만, 짐에겐 신하들도 또한 태산처럼 중하니라 . . 그러므로 오늘은 마지막 남은 약주나 대신들과 마저 마시고 침수드는게 더 좋을듯 하구나." 임금의 애첩도 그때서야 마지못한 듯 입을 다물었다.
연회가 다 끝나고 임금과 대신들이 동시에 퇴루중, 임금뒤에 영상이 좀 바짝 다가서며 둘이 '이별담'을 나누었는데 . .
임금 왈: 영상!!! 오늘 내가 한 행위가 어떠신 것 같소?" 한다.
영상 왈: "폐하!!! 하해와 같은 지혜로운 어행이십니다. 제가 오늘은 한수 잘 배웠사옵니다."
임금 왈: "어허 별말씀을!!! 영상이 나의 소싯적 시강원(임금이 되기전 태자때 학문을 가르치던 스승관리)이 아니시었오? 배우기는 짐이 한수 배워야 겠지요? 아까 영상의 권언중에, "공맹자도 난감할 듯 하다"는 말씀에 내 맘속으로, 아차!! 내가 기분에 순간적으로 휩쓸려서 애첩의 하소연으로 그 치한을 찾아내어서 벌을 주자는 대신들의 주청을 받아들였다면, 세상에 옹졸한 임금이 되었지 않았겠오? . . . 영상!!! 내가 오히려 오늘 한수 배우고 갑니다. 그럼 다음 조회에서 또 만납시다 그려 . . ". 임금과 애첩과 시종들의 모습이 아련히 사라지고 있는 모습을 멀치감치 보면서 . . 영상이 하늘의 희미한 달빛을 우러러보고 한참 서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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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참후, 퇴청을 재촉하는 한 시종의 말에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발을 떼는 영상(의정부의 수상 영의정)이 퇴청하면서 하늘을 또 한번 우러러보면서 왈, "내 이제 구순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조상과 하늘이 홍복을 이나라에 내리셔서 성군을 내셨구나 !!!" . . . 혼잣말로 조용히 읍조리면서 시종에 견마잡힌 말을 타고 터벅 터벅 서서히 궁성을 유유히 빠져나가고 있었다.
마침 칠흑같은 으슥한 야밤에 개울음 소리와 곤충소리들이 함께 어울어져서 한여름밤에 마치 음악처럼 아스라하게 들려오고 있었다. . .
- 다음회에 계속 -
-연속편이 기다려지는 독자는 솔직하게 '좋아요' 혹은 '싫어요' 혹은 '독후감'(감평)"을 많이 게시하면, 다음편을 연작하고 그렇지 않을시에는 여기에서 중단(단작)할 예정임.
#동양의_지혜 #동양의_간지 #임금애첩겁탈
Copyright(C), 2020.
(끝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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